오키나와를 무시하는 미군의 횡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9일, 미군은 SACO (오키나와에 관한 일미 특별행동위원회)합의에 위반해 가데나 기지에서 낙하산 강하 훈련을 강행했다. 올해 들어 4번째. 이날 미군은 이에섬(伊江島)에서도 강하 훈련을 했다. SACO 합의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이에섬에서 훈련할 수 있게끔 결정했지만, 미군은 오키나와현의 중지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군데에서 동시에 훈련을 실시했다. 게다가 이에섬에서는 2일 연속 낙하산이 민간 지역에 착지해, 주민들이 크게 분노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대신은 가데나 기지에서의 낙하산 훈련에 “일미동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단히 유감이다”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게이트 앞)
하와이 교포인 우치난츄(오키나와 원주민을 이르는 오키나와어) 25명이 방문해 연좌시위대를 격려했다. 몇 번이고 헤노코에 오는 에릭 씨는 유창한 오키나와어로 “하와이에서도 원주민의 성지인 산꼭대기에 천문대를 세우려는 움직임에 크나큰 반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36명이 체포당했지만 다음날 미국 전역에서 500명이 모였다”라고 발언. 산신을 연주하며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인도에서도 일본인 음악가가 지지 방문을 했다. 이날은 세 번에 걸쳐 차량 188대가 자재를 반입했다.
(류큐 시멘트 아와 부두 앞)
오전 7시 30분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부두 안쪽에 쌓아둔 토사, 채석장에서 운반된 토사가 콘베이어 벨트에서 차례차례 운반선으로 옮겨졌다. 부두 입구와 출구 두 군데로 나눠서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출구에서는 교토의 합창단 멤버 41명이 노래를 하면서 항의를 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참여자 수에 기동대는 도로를 봉쇄하고, 시민이 덤프 트럭 앞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출구 앞도 보도다. 기동대의 지휘자에게 보도를 봉쇄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어도 전혀 답해주지 않았다. 입구에서도 20명이 종일 시위를 했다. 이날, 모두 641대 분량의 토사가 운반선에 실려 3척이 출항했다.
(모토부 시오카와 부두 앞)
7시 30분쯤 10명 정도가 토사를 운반하는 덤프 트럭을 한 시간 정도 막았지만, 아와에서 지원하러 온 기동대에게 금방 해산당했다. 그후에도 시위를 이어갔지만, 압도적인 경비원과 기동대를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오후, 경비원과 말다툼 중 팔이 닿기만 해도 ‘폭행’으로 간주되어, 남성 한 명이 체포당했다. 일주일간 공사가 중지되었던 분풀이일지도 모른다.
(그 외)
31일 아침, 오키나와 역사의 상징이자 세계유산이기도 한 나하의 ‘슈리성’이 전소했다.
오키나와현 경찰에 따르면, 31일 오전 2시 50분쯤 불이 나서 소방차 수십 대가 진화에 나섰지만 골든 타임을 놓쳐 오전 6시 30분에 전소했다. 발화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슈리성은 450년간 류큐왕국(1429~1879)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실, 1992년에 복원됐다. 많은 우치난츄(오키나와 원주민)가 이른 아침부터 슈리성으로 달려왔다. 불타고 있는 슈리성을 보고 있던 여성은 “슈리성은 내게 신 같은 존재였다. 너무 슬퍼서 말이 안 나온다”라고 목소리를 떨었다.